Note/IT  |  2005/02/06 18:50
지난 주 필자는 IBM이 PC 사업부를 왜 Lenovo로 팔았는지에 대하여 설명하였다. 주된 이유는 두 가지다. (1) 중국 시장에서 대주주이기도 한 파트너를 얻는다. (2) 자사가 만든 Power5와 PowerPC 프로세서로 인텔과의 경쟁력을 갖춘다. 독자들의 질문 공세가 빗발쳤다. 애플은 어떤가요? 칼럼 마지막에 느닷없이 썬에 대해 우울한 예측을 하였나요? 질문해 주어서 기쁘다. IBM의 계약이 뜻하는 의미가 필자 추측보다 더 나아갔다고 여겨져서였다.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도 여기에서 빠질 수는 없다.

우선 애플이다. 필자가 저번 주 칼럼에서 애플을 언급하지 않은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이번 건이 애플에 미칠 영향이 최소한에 국한되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PowerPC가 더 잘나간다면 애플은 그 칩에서 로열티를 약간 더 얻을 수 있겠지만, 회사의 방향이 바뀔 정도는 아니다. 게다가 PowerPC를 지지하는 회사가 많아질 수록, 애플은 필요한 퍼포먼스를 더 쉽게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보더라도 이번 건에서 애플은 그리 주역이라 할 수 없다.

다른 누구보다도 썬이 제일 즉각적인 피해를 입으리라고 봤던 이유는, 썬이 수입의 거의 90%를 서버 시장에서 얻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시장이 바로 IBM의 목표이며, 썬은 매우 어려운 위치에 처해있다. 썬의 강점은 전통적으로 기업용 소프트웨어와 하이엔드 하드웨어다. 즉 두 분야 모두 리눅스이니 AMD이니 하고는 너무 어울릴 수 없다. 그래서는 기존 소비자 기반을 잠식당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IBM은 썬과 동일한 고객을 목표로 두고서는 더 강력하고 저렴한 하드웨어와 상당한 수준의 소프트웨어 옵션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는 리눅스도 포함하는데 썬과는 달리 IBM에게 있어서 리눅스는 IBM 어디에 있어서도 위협이 될 수 없다. 썬은 칩으로도 경쟁할 수 없고, 가격 경쟁도 불가능이다. '품질'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현재 사이클당 프로세싱 파워를 판매하는 썬의 전략은 마치 10대들이 뒹글 뒷자석을 대여해주는 새차 판매업자를 방불케 한다.

썬은 자신을 사실상의 유닉스(리눅스가 아니다) 소프트웨어 벤더로 정착시켜야 한다. 하드웨어를 포기하고, 솔라리스를 모든 하이엔드 시스템에서 잘 돌아가도록 꾸민 다음 최상급의 컨설팅과 서비스, 지원을 무기로 리눅스와 경쟁해야 한다. 포츈 500대 기업이라면 그정도가 되어야 만족하고 싸인을 해줄 것이다. 하지만 썬은 그와 동시에 이윤까지는 아닐지라도 매출 감소와 인력 조정을 받아들여야 한다. 썬에게는 이 전략 뿐이 없다. 그러지 않으면 썬은 어떻게서든 크게 줄어들을 수 밖에 없으며, 어쩌면 사라질 수도 있다.

그렇다. 그런데 마이크로소프트는 도대체 어디에 낄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두 가지 방법이 있다. PC 사업부 판매로 IBM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일정한 거리감을 둘 수 있게 되었다. 즉, 레드먼드가 선호하는 무기가 몇 가지 사라진 셈이다. 우선 마이크로소프트가 즐겨 사용한 위협 수단인 윈도우즈 OEM 라이센스가 사라져버렸다. 더이상 IBM에게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하지 않으면 귀사의 윈도우즈 OEM 라이센스 재편을 고려할 것이오."라고 말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윈도우즈 라이센스에 관한 한 데스크톱 시장에서는 장사가 없다. 모두가 마이크로소프트가 원하는 방식대로 움직여야 하며, 이것이 바로 법무부가 합의(마이크로소프트는 전혀 바뀌지 않았다)해 준, 마이크로소프트식 독점력의 진수이다. 하지만 Lenovo에 사업부를 판매하면서, IBM은 더 이상 윈도우즈 OEM 라이센스가 필요 없게 되어버렸다. 즉 IBM에 대한 통제력이 사라진 셈이다. Lenovo야 라이센스가 필요할 테지만, 중국 시장은 원체 마이크로소프트가 갈망하는 시장이니만큼 원래의 미국 회사들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저자세로 나설 수 밖에 없다. 극단적인 가정으로서, 만약 마이크로소프트가 Lenovo에게 윈도우즈 라이센스를 거부한다 하더라도, IBM으로서는 Lenovo 컴퓨터 말고 라이센스를 가진 다른 기업의 컴퓨터를 사면 된다.

마이크로소프트 또한 최근 OEM 대고객들과 상호 특허 사용 협상을 맺느라 분주하다. 상호 특허 사용은 새로운 형태로서의 지적 재산권 집중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에 특허를 붙이고 있는데, 그중 상당수가 이미 오래 전에 다른 이들(회사들)이 생각했던 것들인 상황이다. 상호 특허 사용 협정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OEM사들이 갖고 있는 괜찮은 부분을 전부 공짜로 받을 수 있다. 그와 동시에 자신을 자신만의 지적재산권으로 집적시켜서 작은 회사들과의 경쟁에 위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었다. 아마도 마이크로소프트를 해칠 우려가 있는 회사는 이제 신규 기업들이리라고 믿는 모양이다. 성탄절 시즌이기도 하니 비유를 들어보겠다. 게이츠와 볼머는 헤롯 왕의 역할을 하고 있다. 헤롯 왕은 3 살 아래의 모든 남자 아이들을 죽이라고 명령 내렸었다.

PC 사업부를 팔면서 IBM은 마이크로소프트가 협상을 강제할 수 있는 급의 회사 범주에서 벗어났다. IBM이 다른 어떤 회사들보다도 많은 특허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즉, 마이크로소프트에게는 피해가 아닐 수 없다.

이번 계약이 하드웨어에 미치는 영향도 흥미롭다. 이번 주, 마이크로소프트의 차세대 xBox 2가 실질적으로는 애플 G5 맥이라는 지적을 한 독자들이 많았다. xBox 2용 게임 개발용 시스템이 실제로 애플 G5 맥이라는 것이었다. 왜 그랬을까? 마이크로소프트 또한 마찬가지로 현재 xBox 프로세서를 만들고 있는 인텔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결정이었을까? 그렇지는 않다. 단순한 퍼포먼스의 문제 때문이었다. 인텔을 고수한다면 앞으로 소니와 닌텐도와 경쟁할 수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IBM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날 수록, 마이크로소프트 자신은 점점 더 IBM의 영향력에 휩싸인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러한 영향력의 변동은 두 회사 모두에게 매우 중요하다. 추측컨데 이 두 회사는 훨씬 미래의 일도 염두에 두고 있는 모양이다. 빌의 '궁극의' 창조물이 될 xBox3때문이다.

xBox 개발을 길게 바라보자. PC와 소비자 가전 제품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신만의 수입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 즉, xBox 3이다. xBox 3는 4~5 년 내에 나타나게 될텐데, 필자 생각으로 xBox 3는 미디어 기록기이자 녹화기, 데스크톱 웍스테이션을 포함한 게임 시스템이 될 공산이 크다. 세 가지 기능을 하나의 컴퓨터에서 쓰게 되리라는 말이 아니다. 어떠한 컴퓨터를 사건 세 가지 기능을 다 구사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아이들용이나 텔레비전용으로 별도 주변기기를 구비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해서, xBox 3는 PC 소프트웨어 사업을 통해 PC 하드웨어와 게임, 전자 오락 업계를 한꺼번에 지배하고자 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노력의 산물이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그토록 강력한 델도 결국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쓰러뜨릴지 모른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가 실제로는 xBox 2(3이 아니다)의 PC 버전을 계획하고 있는 것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음을 알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대해서는 이번주 링크에서 설명하였듯이, 그런 일이 일어날 것 같지는 않다.

좀 더 많은 수입을 위한 탐색을 통해 마이크로소프트는 결국 전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을 무너뜨린 다음, 전세계 하드웨어 시장에서의 이윤마저 빨아들일 것이다. 그 다음에는 HP나 델처럼 하드웨어 OEM을 스스로 포기하고 직접 맞부닥뜨릴 것이다. 컴퓨터가 마무리 되면? DVD와 텔레비전, 휴대폰에도 손을 뻗칠지 모른다. 물론 이 계획의 일부는 이들 디바이스에 실리게 될 콘텐트에 있다. 디바이스 자체로는 마이크로소프트 수입에 별 도움은 안 될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나면 모든 소프트웨어가 소유할 수 있거나, 라이센스 받을 수 있는 형태가 아닌 대여의 형식이 된다. 이것이야말로 마이크로소프트가 그렇게도 원하던 결정적인 수입원이 되면서, 그와 동시에 마이크로소프트에게 우리 모두를 통제할 모든 권력을 주게 될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소득에 5~10%의 세금이 하루 아침에 갑자기 나타날 수 있다. 학자들은 그런 사태를 자연독점이라 부른다.

다행히도(필자 인생에 이런 내용을 필자가 쓰게 될줄은 필자도 전혀 몰랐다. 그 점만은 알아주시라.) IBM이 우리를 구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의 독립을 유지하면서 실질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를 자사에게 의존케 하는 IBM이라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악마적인 계획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IBM 정도라면 별도의 표준을 만들 수 있다. 그러면 더 나아지지 않을까. 두 회사가 야합하여 도리어 우리를 노예화시키지 않기만을 희망해 보자.

1차 출처 : http://www.pbs.org/cringely/pulpit/pulpit20041216.html
2차 출처 : 위민복님
3차 출처 : IBMMANIA 사과나무님
2005/02/06 18:50 2005/02/06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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